House and Garden, 徽貞院

초여름 정문에서 바라본 집. 이 시기를 지나면 더위가 찾아와 개인적으로 보내기 가장 아쉬운 계절이다.

<집, 徽貞院>

한국에 온 이후로 유독 집 사진을 참 많이 찍었다.

아버지가 손수 지으셨고, 엄마가 머물다 가신 집이라서.

정원에 돌 하나 나무 한 그루 내 손이 닿지 않은 것이 없는 그런 집이라서.

20년 넘는 세월을 함께 해온 집.
이른 새벽 안개가 자욱한 시간, 정원은 행복 그 자체다.
원래 연못이 있던 자리를 메우고 뜰을 만들었다.
초봄, 삼순이.
날씨도, 삼순이 표정도 춥다.
늦봄 정문에서 바라본 집. 이 때가 정원에서 일하기 가장 좋다.
초여름 우측뜰에서 바라본 집. 좌측에 서있는 측백나무는 담 옆으로 옮겨 심었다.
가을에 바라본 집이다. 배롱나무, 벚나무, 느티나무, 철쭉 순으로 잎을 떨군다.
초겨울 해질녘 정문에서 바라본 집. 붉은벽돌집은 계절과 시간에 따라 색을 바꾸는 재주가 있다.
집 정원엔 키 큰 찌들목 소나무가 많아 눈이 많이 오는 날엔 더 운치 있다.
한겨울 정문에서 바라본 집 앞마당 풍경.
한겨울 1층 거실 창 넘어로 바라본 우측뜰.
어려서 덕구를 더 어여뻐해주지 못한 게 후회로 남는다. 서현이와 덕구.
앞마당에 덕구와 서현이.
우측뜰엔 동백나무가 많다.
사진 속 나무는 장미같은 꽃을 피우는 겹동백인데, 난 소박한 얼굴을 가진 홑동백을 더 좋아한다.
정겨운 얼굴의 홑동백꽃.
씨앗부터 키워낸 어린 동백나무와 수선화.
중앙뜰 쌍갈래 소나무 밑은 강아지들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덕구와 사당이, 강아지 시절.
필름으로 담은 집의 얼굴이다.
초봄 2층에서 내려다 본 앞뜰 배롱나무와 덕구.
배롱나무는 꽃이 오래가는 걸로 유명한데 그만큼 싹을 늦게 낸다. 형, 덕구 그리고 사당이.
초여름 정원에는 왜철쭉이 흐드러지게 꽃을 피운다. 덕구와 사당이.
좌측뜰 잔디 깎는 아버지. 예전엔 마장이 있던 자리다. 집이건 정원이건 아버지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이 없다.
좌측뜰 담 넘어 옆집에 있던 오래된 동백나무. 얼마전 볕이 잘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주인이 이를 베어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중장모 진도개 덕구는 어려서도 커서도 참 예뻤다.
우측뜰에 덕구와 사당이.
지금은 없어진 연못 가장자리에 심었던 소나무. 20년 세월 동안 다른 나무보다 딱 두 배는 더 크게 자란 듯하다.
눈이 참 예뻤던 덕구.
이른 봄 집 정원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진달래.
생전 엄마가 정원 여기저기에 심어두신 진달래를 뒤뜰 한 구석에 모아 옮겨 심었다.
원래 있던 넝쿨장미 옆에 나란히 영국산 장미를 몇 주 사다 심었다. 생각보다 꽃이 크고 예뻐 놀랐다.
엄마가 심으신 넝쿨장미. 제대로 키우는 법을 몰라 엄마에게 죄송하고 꽃에게도 미안하다.
정원 곳곳에 수선화가 매년 봄 꽃을 피운다. 강아지들도 잡초가 아닌 걸 아는지 밟지 않는다.
수선화 뒤에 있는 찌들목 소나무는 작지만 아주 오래된 녀석이다.
봄이면 정원 군데군데 생전 엄마가 심어놓은 이름 모를 꽃이 핀다.
이건 아마도 튤립. 이 역시 엄마의 흔적이다.
초여름 오색 버드나무(White Pink Salix) 세 주를 사다 앞뜰에 줄 세워 심었다. 꽃나무는 아니지만 잎의 색이 다채로워 보는 즐거움이 있다. 그 앞엔 순심이.
뒤뜰에 덕구와 순심이.
뒤뜰 바위에 올라가 내려다본 덕구와 순심이. 엄마는 중앙뜰, 앞뜰, 우측뜰, 뒤뜰에 큰 바위를 하나씩 두셨다. 덕구와 순심이도 보인다.
집 정원 중앙뜰에 자리한 쌍갈래 소나무. 형과 내가 우애 깊은 형제로 살라고 부모님이 심으셨다.
우측뜰에서 바라본 집.
우측뜰 수돗가 미장을 아직 하기 전 모습.
분재로 기르던 느티나무를 중앙뜰에 옮겨 심었다. 멀리 잔디 위에서 뛰노는 덕구가 보인다.
동화집 정원에는 바위가 참 많다. 정말 많다.
자주 담 넘어 세상 구경하던 덕구.
1층 거실 창 넘어 보이는 우측뜰이다. 예전엔 비단잉어를 기르던 작은 연못이 있었다.
비오는 날 우측뜰.
수피가 벗겨지며 매끈하고 단단한 근육형 줄기를 드러내는 호주 유칼립투스 나무가 그리워 꿩 대신 닭으로 앞뜰에 키 큰 배롱나무를 심었다.
덕구와 순심이를 딱 절반씩 닮은 복동이.
우리집 개들은 한낮에 자는 게 일이다. 복실, 덕구, 복동.
우측뜰 현무암판석 바닥과 수돗가는 아버지와 나의 합작이다.
외출하시는 아버지와 집 지키는 강아지들.
좌측뜰에 강아지들. 덕구, 순심, 복동, 복실.
비온 뒤 앞마당에 서현.
일본 영화 <モリのいる場所 (모리의 정원)>을 보고 탄복해 아버지를 졸라 함께 만든 화단식 테이블.
정원 가로등과 처마밑 호박등도 모두 아버지와 함께 설치했다.
2층 서재.
수년 전 구입한 호주 풍경화가 Graham GerckenAustralian Gum Tree를 2층 서재 벽에 걸어두었다.
2층 서재.
2층 서재. 최근 방문을 모두 새로 달았다. 부모님이 이 집을 처음 지으셨을 때 다셨던 원목문과 똑같은 모양으로 같은 업자에게 부탁해 만들어 달았다.
2층 서재 창 넘어로 보이는 풍경. 좌측에 있는 구상나무는 생김새와 달리 잎이 아주 여리다.
서현이 유학시절 찍은 샌프란시스코 풍경 사진들이다. 정작 난 미국에 가본 적이 없다.
2층 테라스까지 뻗어 올라온 소나무.
집의 왼쪽 얼굴. 이식 후 부대끼던 주목나무가 이젠 활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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