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필름사진 생활

풀기계식 니콘 수동필름카메라들. (왼쪽부터) 남대문 효성카메라에서 구입한 니콘 FM2, 반도카메라 충무로점에서 구입한 니콘 F2 티탄, 충무로 우리사에서 구입한 니콘 S3 2000 limited edition, 남대문 대광카메라에서 찾은 니콘 FM2/T limited edition. 남대문과 충무로 카메라 시장 분위기는 용산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여전히 달갑지 않은 불친절과 상술이 밴 상점들이 꽤 남아있다. 그래도 남대문의 효성카메라와 하이카메라 그리고 충무로에 자리한 가산카메라…

사라질 것들

잠시 머물렀지만, 좋은 집이었다. 거실창 넘어로 보이는 키 큰 자귀나무와 그 이웃 나무들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시끄러운 서울 한복판에서 숲 속에서나 맛볼 수 있는 고요함을 날마다 만끽했다. 이제 다 사라진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넘어 슬프기까지 하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작고 여린 나무가 거기 서 있다, 우리가 사라지고,우리 시절의 시끄러운 위대함과 끝없는 곤궁과 미친 불안감이 잊힌 다음에도 거기 서 있을 테지…『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일기 한장' 中

한곳에 머물며 고향을 갖는다는 기분

"인생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충족되는 가운데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 그 행복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해도 그런대로 괜찮을 것이다. 이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한곳에 머무를 수 있는 고향이 생긴 기분, 꽃들과 나무, 흙, 샘물과 친해지게 되는 기분, 한 조각의 땅에 책임을 지게…

[ANU] Launch of the Quad Tech Network (QTN)

https://youtu.be/se3B3cs-TqA ⓒ Video: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ANU TV] The Quad Tech Network (QTN) is an Australian Government initiative to promote regional Track 2 research and public dialogue on cyber and critical technology issues. As part of the initiative, universities and think tanks in Australia (the National Security College at the 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 India (the…

데즈먼드 볼, 저항적 지성

최근 호주, 뉴질랜드의 사이버 안보전략과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정보동맹에 관한 리서치를 진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데즈먼드 볼(Desmond Ball) 교수님의 저서와 논문을 다시금 접하게 되었다. 학부시절 호주 국방과 아태지역 안보문제에 관한 볼 교수님의 글을 많이 읽기도 하였고, 헤들리 불 빌딩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책을 몇 권 얻었던 기억 역시 있다. 당시 그는 명예교수였기에 학부생들과의 교류가 없었지만, 무턱대고 찾아와…

Korean Skilled Workers: toward a Labor Aristocracy (한국의 기능공: 귀족노조가 되기까지)

김형아 호주국립대학교 한국정치역사학 교수님의 두 번째 저서가 나왔다. 저자는 일찍이 그녀의 첫 번째 저서 『박정희의 양날의 선택: 유신과 중화학공업』에서 한국 산업발전을 가능케 한 박정희 시대의 중화학공업을 박정희 개인의 리더십과 정부 정책을 중심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그 시대 양성된 기능공들의 삶을 추적하여 얻은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중화학공업과 한국의 성장사를 분석하였다. 나아가 이들 기능공이 한국사회의 변화에…

2020년 첫 눈

2020년 첫 눈이 내린다. 긴 호주 유학을 끝내고 한국에 돌아온 것이 2015년 7월의 일이니 벌써 5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간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대학원 입학과 입대, 전역과 복학 그리고 결혼까지. 하루하루를 뚜렷한 계획과 강한 확신 가운데 보냈다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그러질 못했다. 의미있고 기쁜 날도 있었지만, 마음이 너무 어려워 힘에 겨운 날도 많았다. 특히…

난민문제, 안보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500여명이 넘는 예멘 국적의 난민들이 무사증제도를 통해 제주도에 대거 유입되면서 난민문제가 한국의 국가적 난제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자국민 우선주의를 앞세워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입장과 인도주의적 수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난민 관리와 여론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 된 난민 신청자 관리는…

문명과 전쟁

TV, SNS, 인터넷 뉴스를 보면 온통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이야기뿐이다. 하기야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 같던 분위기 속에서 도출된 화해였으니 국민적 기대가 하늘을 찌르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언론이 핵전쟁 발발 가능성을 논하던 것이 불과 몇 달 전 일이니 남북평화선언을 반가워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세상에 드러난 북한의 지도자는 상당히 젠틀하고…

나를 위해 남을 위하는 마음

Be pitiful, for every man is fighting a hard battle. - Ian Maclaren 영국의 작가이자 신학자인 이안 맥클라렌의 명언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기에 항상 타인을 측은히 여기라는 뜻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고발하기 바쁜 요즘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원수를 용서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 만큼이나 실행하기 참 어려운 주문인…

Without America: Australia in the New Asia (미국이 사라진 새로운 아시아에서의 호주)

https://www.youtube.com/watch?v=CauiXHVyEeI&feature=emb_title 미중관계 전문가이자 전략학자인 휴 화이트 호주국립대 전략학 교수님이 그의 저서 The China Choice에 이어 새로운 에세이를 펴냈다. Without America: Australia in the New Asia 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중국의 굴기로 인한 아시아의 안보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호주의 안보 위기를 주제로 다룬 글이다. 2010년에 출판된 Power Shift: Australia’s future between Washington and Beijing의 후속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