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rdening #23

기일에 맞춰 집에 다녀왔다.

여름이 끝을 향해 달려가니 이제 정원에서 남겨야 할 나무와 버려야 할 나무가 좀 더 명확히 눈에 들어왔다.

나보다 더 오래 이 집을 지켜온 나무들이 내 판단에 따라 여지 없이 잘려 나가는 현실이 참 비극이다.

너무 크게 키운 탓도 있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을 사람이 이겨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저 감내해야 하는 일이지 않나 생각하며 울며 톱을 들었다.

지역적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창궐하는 상황이라 굳이 내가 베어내지 않아도 죽을 나무는 죽겠지만,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과 사람의 손이 개입해 사라지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