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ca Ig


1957년 생산된 라이카 바르낙 Ig 이다.

최후의 바르낙으로 잘 알려진 IIIg 바디에서 레인지파인더와 뷰파인더가 사라진 모델이며, 라이카 로고가 전면부에 각인된 최초의 라이카 카메라다.

크롬, 블랙페인트, 올리브 등의 색상으로 출시되었다. 일부는 캐나다에서 생산되었고, 전면부에 저속 셔터 다이얼이 없는 개체도 존재한다고 한다.

사진의 Ig는 민트급으로 봐도 무방한 개체였으나 전면부 중앙에 눈에 띠는 스크래치가 있어 그냥 그 주변 크롬을 벗겨냈다. 상판 후면에 엄지손가락이 닿는 부위도 마찬가지로 약품을 이용해 크롬을 벗겨내 자연스러운 느낌을 내봤다. 크롬이 벗겨진 부분은 얼굴이 비칠 정도로 광택이 나는데, 그래서 크롬 바디의 심심함이 덜해지는 효과가 있다.

오랜 세월 진열장에만 놓여 있던 탓에 손만 대면 볼커나이트가 바스러져 이를 최대한 복구하는 작업을 진행해봤지만, 도저히 복구할 수 없을 만큼 볼커나이트의 강도가 약해 그냥 새로운 가죽을 입힐 요량으로 깡그리 스킨을 벗겨냈다. 원래 볼커나이트를 제거하고 나면 오래된 본드가 덕지덕지 들러붙어있어 지저분해 보이는데, 내 눈엔 그게 무척 거슬려 고운 사포로 조심스럽게 리스킨 준비작업(?)을 해봤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알루미늄합금 다이캐스트 몸통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보니 (조금 많이 과장해서) M10 자가토 에디션 느낌이 나는 것만 같아 스킨으로 덮기 아깝다는 생각마저 든다. 더구나 국내 유일한 리스킨 업체에 문의한 결과 Ig는 가죽 제작만 6주 가까이 소요되며 가죽이 제작된 후에 카메라를 업체에 보내 2주 정도 맡겨야 한다길래 고민이 깊다.

실사용을 하기 위해선 빛샘현상을 고려해 상하판 이음새를 가죽으로 가려주는 게 좋겠으나, 당장 Ig의 눈이 되어줄 외장 뷰파인더와 레인지파인더 악세사리를 찾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그냥 한동안 이대로 두고 보는 걸로 만족해야할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