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코 GRⅢx를 보내고 GRⅢ 다이어리 에디션을 들였다.
GRⅢx도 어디 하나 빠지는 구석 없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 화각이 너무 좁게 느껴졌다. GR은 태생이 스냅샷을 위한 카메라라서 크로핑 없이 꽉 찬 사진을 찍는 게 정답이라 생각해 40mm 화각 렌즈를 지원하는 GRⅢx를 구입했던 것인데, 막상 사용해보니 근거리에 있는 대상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만큼 배경이 없다시피 해 결과물이 자주 답답하게 느껴졌다. 물론 라이카 M10이나 필름 카메라에 줄곧 더 좁은 화각의 렌즈를 물려 사용하고 있지만, GR은 ‘사진을 찍자’ 하고 마음을 먹어야 집어들게 되는 카메라가 아니라 재킷 오른쪽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니는 똑딱이 카메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달랐다.
여유가 생기면 28mm 화각을 지원하는 GRⅢ를 기추해야 할까 고민하던 중에 GRⅢ 다이어리 에디션이 딱 나왔다.
온통 검정색이라 눈에 잘 띄지 않는 기본형도 좋지만, 라이카 미니룩스 시리즈나 콘탁스 G 시리즈 같은 레트로 느낌을 풍기는 다이어리 에디션에 마음이 동했다. 전용 스트랩과 케이스가 담긴 스페셜 키트로 구입했고, 전세계 2천개가 풀렸다고 한다. 물론 리코가 그 간 해온 짓을 돌아보면 분명 스트랩과 케이스가 빠진 에디션 바디를 계속 낼 가능성이 커서 스페셜 키트라고 해봐야 큰 의미는 없다.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나고 나면 저 허접한 케이스가 아쉬워지는 법이니-
아무튼 작년 중순부터 함께 해왔던 GRⅢx를 팔면서 좀 미안했다. 새주인 만나 좋은 사진 많이 남기는 훌륭한 장비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