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더 훌륭한 개체를 찾기는 당분간 어렵지 않을까.
111만, 112만, 113만번대 바디 모두 아쉬운 구석이 없이 완벽하다.
M3를 평가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적어도 나에겐 110만번대 이상의 후기 시리얼넘버에 신동급 상태의 개체만큼 더 완벽한 M3는 없다.
‘J’ 상점에 또 데려올 만한 M3가 올라왔길래 Elmar 2개, 들인지 얼마 안된 Canon 7s, 정든 Contaflex를 방출했다. 추가 지출은 피하고 싶어 Barnack IIf 까지 팔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도저히 보낼 수 없어 말았다. 보내지 않길 잘했다.
M3에 빠지면서 ‘한번 들인 물건은 보내지 않는다’는 원칙이 무너졌다. M3를 데려오기 위해 신품이나 다름없는 디지털 CL도 마저 보내버리고, 한때 보기만 해도 흐뭇했던 Nikon F2 Titan에게도 작별을 고했다.
학습이 선행되지 않은 취미가 이토록 위험한 것인지 몰랐다. 사들인 녀석들을 하나둘 방출하면서 비로소 눈탱이 맞은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장비욕을 동반하는 취미라는 게 원래 눈탱이를 얻어 맞으면서 즐길 수밖에 없는 변태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프다.
라이카를 사랑하는 유저(환자)들 사이에서 사실 난 중증 축에도 못 낄만큼 중독의 정도가 경하지만, 어쨌든 중독은 중독이다.
라이카란 무엇이고, 빌어먹을 M3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