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채, NOT SEOUL 전시회


케이채 작가님의 ‘Not Seoul’ 작품 중에는 우산이 담긴 사진들이 꽤 많았다.
전시된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겨울이 추게 하는 춤’. 그 첫번째 에디션을 형에게 선물했다.
구름과 지하철을 절묘하게 잡아낸 사진이다.
자신에게 색(colour)은 굉장히 중요하다던 케이채 작가님과. 작가와 직접 이야기를 나눠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20일, 없는 시간을 쪼개서 케이채 작가의 NOT SEOUL 전시회에 다녀왔다. 일전에 사울 레이터 전시회를 장난스럽게 보고 지나가버린 것을 반성하는 의미에서 이번엔 작가가 진행하는 도슨트도 진득하게 들어보고, 작품 한점 한점 정성을 담아 살펴보았다.

전시된 사진들 대부분이 좋았지만, 특히 마음에 든 것은 ‘겨울이 추게 하는 춤’이라는 제목의 사진이었다. ‘서울이 아닌 서울’이라는 테마의 전시에서 아마 가장 ‘서울’스럽지 않은 풍경을 담은 사진이 아닐까.

케이채 작가의 NOT SEOUL은 전시기간 동안 강렬한 색으로 서울을 정말 서울이 아닌 것처럼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많은 이의 주목받았다. 사진 속 배경은 서울이지만 전혀 친숙하지 않은 그런 서울을 담아냈다.

‘겨울이 추게 하는 춤’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작가에게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좋아하는데 느낌이 비슷해서…”라고 답하곤 속으로 참 많이 후회했다. 자칫 그가 오해를 했을까봐. 물론 케이채 작가 역시 사울 레이터의 작품을 좋아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혹 내 대답이 “당신 작품은 사울 레이터의 그것과 비스름해서 마음에 든다”는 식으로 전달되었을까봐.

물론 NOT SEOUL 전시를 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건 사울 레이터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풍기는 작품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겨울이 추게 하는 춤’은 눈 내리는 날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사람을 담고 있어 사울 레이터의 Red Umbrella(1957, 1958)나 Footprints(1950)와 비슷한 풍경을 자아낸다.

다만, 내가 “사울 레이터의 사진을 좋아하는데 느낌이 비슷해서…”라고 답한 것은 아주 단순하게 케이채 작가의 작품이 사울 레이터의 그것만큼이나 아름답다는 감상평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이 아름다운 것은 저 시대 저 배경과 대상을 필름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케이채 작가의 사진은 다른 시대 다른 배경과 대상을 디지털로 담아냈음에도 비슷한 아름다움을 표현해냈다는 점에서 좋았다.

케이채 작가가 이 글을 볼 리는 만무하겠지만, 이렇게나마 진심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