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인도-태평양 지역 사이버 공간을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이 벌이는 경쟁과 갈등 속에서 중견국 호주가 전개해온 외교전략의 사례를 복합 네트워크 이론의 시각에서 분석하였다. 미국의 오랜 동맹으로서 미·중 양자택일의 압박과 중국발 사이버 공격을 동시에 받아온 호주는 2016년 새로운 사이버 안보전략과 국방백서를 발표하여 자국이 직면한 사이버 안보 위협에 주목하는 한편 사이버 공간에서의 규칙기반 질서 구축을 핵심 국익으로 설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이러한 위협 및 국익 인식을 토대로 사이버 안보위기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미국이 주도하는 정보동맹에 대한 참여를 강화함과 동시에 역내 사이버 안보 다자협력을 주도하는 외교를 전개하였다. 즉, 호주는 인태 지역 사이버 공간에서 자국의 역할을 규범 선도국(norm entrepreneur)으로 규정하고 사이버 안보 규범과 제도를 추구하는 역내 동지국가들과의 관계 속에서 중개국의 위치를 장악함으로써 사이버 질서 형성구조의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자국의 배타적 국익을 지역 차원의 상호적 공익과 일치시켜 공익을 추구하는 다자협력 속에서 국익을 실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이 점에서 호주의 중견국 외교의 사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영민한 외교를 요구받고 있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이 글은 2019년 12월 13일 한국국제정치학회 연례학술대회 <[서울대-중앙대 SSK①] 글로벌 이슈구조 속의 중견국 외교 1.0> 패널에서 발표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