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pitiful, for every man is fighting a hard battle. – Ian Maclaren

영국의 작가이자 신학자인 이안 맥클라렌의 명언이다.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대로의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기에 항상 타인을 측은히 여기라는 뜻이다. 서로의 부족함을 고발하기 바쁜 요즘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원수를 용서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 만큼이나 실행하기 참 어려운 주문인 것 같다.

그러나 이 명언은 갈수록 더 살기 어려워지는 세상 속에서 나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매일 한 번쯤은 마음에 떠올려야 할 말이기도 하다.

맥클라렌이 바란 것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과 호의를 베푸는 행위 그 자체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불필요한 긴장과 다툼을 만들지 않으려는 노력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도 나도 이미 각자의 삶 속에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에 차라리 타인의 처지를 가엾게 여김으로써 가능한 한 불필요한 경계와 갈등은 피하라는 권고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사상가 토마스 홉스는 세상을 자연 상태, 즉 만인에 대한 만인의 전쟁 상태로 보았다. 실제로 세상은 항상 권력 투쟁의 장으로 존재해 왔다.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강자에게 먹히고 마는 말 그대로 자연 상태 말이다. 그래서 삶은 본질적으로 고단할 수 밖에 없다. 삶은 누구에게나 고단한 법이다.

맥클라렌의 말을 곱씹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결국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해 남에게 친절한 삶을 살아야한다고. 이미 힘겨운 삶과의 투쟁에 또 다른 갈등을 더하지 않기 위해 남을 측은히 여길 필요가 있다고.

삶의 투쟁 속에서 이미 많이 지쳐있는 나에게 더 이상의 짐을 지우지 않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얼마든지 남에게 따뜻한 호의와 친절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기적 본성을 버릴 수 없다고 해서 이타적 삶을 포기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나를 위해 남을 위하는 마음이 필요한 세상이다.

2018. 3.
신승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