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전문가이자 전략학자인 휴 화이트 호주국립대 전략학 교수님이 그의 저서 The China Choice에 이어 새로운 에세이를 펴냈다. Without America: Australia in the New Asia 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중국의 굴기로 인한 아시아의 안보환경 변화와 그에 따른 호주의 안보 위기를 주제로 다룬 글이다. 2010년에 출판된 Power Shift: Australia’s future between Washington and Beijing의 후속작으로 봐도 될 것 같다.

예전부터 워낙 확고한 주장을 펴오던 분이라 딱히 새로운 내용이 들어있진 않지만, 보수당 집권 시기에 중국의 부상과 그로 인한 미국의 상대적 쇠퇴, 미국의 패권이 사라진 아시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갈 호주의 비극적 운명을 경고하는 글을 또 한 번 써냈다는 점에서 호주에선 이미 논쟁거리로 부각되고 있다.

학부 시절 화이트 교수님의 글을 많이 접했던 내 입장에서는 이 분의 견해가 낯설거나 거북하지 않지만, 이를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일각에서는 화이트 교수님의 비관적 전망과 전략적 대안을 위험한 발상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나 역시 이 분의 논지에 전적으로 동의하진 않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은 더욱 약화될 것이며 그에 따라 역내 대부분 국가가 미중 양자택일의 순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타당하다고 본다. 미국과의 동맹에만 매달리는 것이 호주나 한국 같은 중견국에 유익하지 않다는 주장에도 동의한다.

학부 졸업학년에 전공 필수과목으로 화이트 교수님의 Australia’s Security in the Asian century 수업을 들었는데, 그땐 그의 견해가 지나치게 비관적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암울하게도 아시아 권력체계는 그의 예상대로 빠르게 변화해가고 있다.

영문 원서를 읽어보길 권하지만, 영어가 편하지 않다면 The China Choice의 한국어 번역본인 『중국을 선택하라』(황소자리)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2017. 11.
신승휴